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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 월드컵, 걸프만에 평화 가져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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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유민 기자

승인 : 2019. 03. 10. 16:04

FIFA, 카타르 월드컵 공동개최 가능성 언급
오는 4월 치뤄질 AFC 선거 결과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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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22년 아랍 걸프만의 ‘왕따 나라’ 카타르에서는 월드컵이 열릴 예정이다. 카타르는 2017년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 등 4개 나라와 갈등을 빚으면서 단교로 고립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UAE 측이 만일 카타르가 화해 의사를 보일 경우 UAE도 카타르 월드컵을 지원할 의사가 있다고 밝히면서 과연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이 단교 사태를 봉합하는 ‘평화의 월드컵’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오는 4월 6일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 선거를 앞둔 UAE의 무하마드 알 루마티 후보는 2022 카타르 월드컵이 걸프만에 평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UAE 체육부 장관이기도 한 루마티 후보는 이날 AFC 회장 선거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카타르에게 내가 보내는 메시지는 ‘단교 문제에서 벗어나 축구에 집중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루마티 후보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의 본선 진출국을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하겠다는 지안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의 계획이 걸프만 국가들의 분열을 치유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본선 진출국이 늘어나면 이를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 인프라가 추가적으로 필요하게 된다. 카타르가 이 추가 인프라 마련을 위해 이웃나라들과 협력을 모색한다면 카타르 단교 사태로 인한 분열도 개선될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 루마티 후보의 설명이다.

본선 진출국 확대로 늘어난 경기들은 카타르 인근 국가들 가운데 단교 사태에 비교적 중립적 입장을 취한 쿠웨이트와 오만에서 개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카타르와의 분쟁이 마무리 된다면 사우디와 UAE도 공동 개최에 나설 수 있다고 루마티 후보는 밝혔다. 지난 2017년 사우디·UAE는 카타르가 테러를 지원한다는 이유로 단교를 선언했으며, 바레인·이집트 등이 이에 동참한 바 있다.
루마티 후보는 “장차 분쟁이 끝나면 모든 걸프만 국가들이 두 팔 벌려 카타르팀을 환영할 것”이라며 “카타르 월드컵은 카타르가 이룬 성공이다. 월드컵 유치를 따낸 것도, 대회를 주최하는 것도 카타르며 우리는 단지 도움을 주겠다는 것 뿐”이라고 밝혔다.

루마티 후보는 다음달 선거에서 바레인 출신의 셰이크 살만 빈 에브라힘 알 칼리파 현 AFC회장 및 사우드 알 모하나디 카타르 축구협회 부회장과 맞붙게 된다. 루마티의 AFC 회장 선거 출마는 스포츠를 통해 세계적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하는 UAE의 소프트 파워 확대 외교 기조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UAE는 영국 프리미어리그(EPL)의 맨체스터 시티와 같은 글로벌 유명 축구클럽의 스폰서로 나서는가 하면 포뮬러원 그랑프리 같은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를 유치하는 등 최근 스포츠를 통한 자국의 영향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루마티 후보는 “스포츠는 소프트 파워”라며 “작은 사업들에서부터 외교 관계에 이르기까지 축구는 아시아 대륙 내 UAE의 입지를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루마티는 AFC 회장 선거 공약 중 하나로 신규 스폰서 유치를 통해 3억2000만 달러(약 3638억원)의 자금을 조성한 뒤 4년간 가난한 아시아 나라들에 축구 인프라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스포츠와 정치를 분리하겠다는 루마티의 시도가 얼마나 달성하기 어려운 것인지는 지난 1월 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AFC컵 결승전에서 벌어진 일을 보면 알 수 있다. 카타르가 준결승전에서 UAE를 4대 0으로 꺾자 홈구장을 가득 채운 UAE 축구팬들은 야유를 보내며 카타르 선수들에게 물병과 신발 등을 던지기도 했다. 아랍권 국가에서 신발을 던지는 건 엄청난 모욕으로 여겨진다. 한 영국 국적의 축구 팬은 카타르 팀셔츠를 입고 있었다는 이유로 보안 관리자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소셜미디어에서는 카타르 지지를 불법화하는 법을 제정하자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루마티 후보는 이에 대해 “그동안의 일은 유감스럽지만 이는 UAE 전체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성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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