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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티 반군, 헤즈볼라…이란의 중동 대리군 이목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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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승인 : 2019. 06. 1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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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전쟁이 가까워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예멘의 후티 반군, 레바논의 헤즈볼라 등 중동 전역에 걸친 이란의 대리군(proxy) 네트워크에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란은 1979년 팔레비 왕조를 무너뜨리고 신(新) 시아파 정권을 세우면서 혁명의 수출과 함께 대리군 양성·후원에 집중해 왔다. 주된 목적은 미국과 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의 영향력 확대 견제. 대리군 활동이 늘어날수록 이들과 이란의 관계가 험악해질 수 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워싱턴포스트(WP)의 1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13일 이란의 ‘대리군’들이 지난 5월부터 현재까지 자행한 일련의 공격들에 대해 나열하면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이란의 이같은 군사작전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란이 대리군을 양성·후원하는데 집중해 온 것은 1979년 이란 혁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란 혁명군은 미국의 지원을 받던 팔레비 왕조의 국왕(샤) 독재를 무너뜨리고 시아파 신 정권을 세웠다. 이 때부터 이란은 혁명을 수출하고 중동의 시아파 단체에 힘을 싣기 위해 노력해왔다. 중동연구소의 알렉스 바탕카 선임연구원은 이같은 팽창주의가 ‘이란의 DNA 일부’라고 설명했다. 이란이 양성·후원하는 많은 대리군은 대부분 시아파. 전문가들은 시아파 이데올로기가 이란의 외교 정책에 작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리군 양성·후원의 주된 목적은 미국과 이스라엘·사우디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는 것이라고 진단한다.

바탕카 선임연구원은 이란의 팽창 전략이 중동의 권력 공백기를 틈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가장 최근의 사례로는 2011년 ‘아랍의 봄’ 당시 반정부 시위로 중동 전역에 혼란이 야기된 가운데 이란이 전쟁으로 피폐해진 예멘과 시리아의 민병대를 지원하며 영향력을 확대한 것을 들 수 있다. 미국 싱크탱크 수판센터(Soufan Center)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주로 혁명수비대(IRGC)의 외국담당 조직인 쿠드스군을 통해 해외 민병대에게 군사훈련을 제공하고 무기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대리군을 양성·후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대표적 대리군으로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있다. 이슬람 시아파의 자이디 종파에 속한 후티족은 2015년부터 예멘에서 사우디가 주도하는 연합군 세력과 전투를 벌이고 있다. 바탕카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후티족은 이미 오래 전부터 예멘 내 반군 세력으로 역할을 해왔지만 이란의 지원을 받게 된 것은 사우디가 내전에 개입하고 난 이후부터다. 이란이 후티족에게 재정적·군사적 지원을 제공하면서 예멘 내전은 이란과 사우디 간 대리전 양상을 띠게 됐다.

레바논의 시아파 준(準) 군사조직 겸 정파 헤즈볼라는 이란이 양성한 가장 성공적인 대리군. 1982년 레바논 내전 중 결성된 헤즈볼라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강력한 지원을 받으면서 소규모 반군 단체에서 레바논의 주요 정치 세력으로까지 성장했다. 이란은 2006년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였을 때 무기를 공급하는 역할을 맡았으며, 최근에는 헤즈볼라가 시리아 내전에 개입해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을 지원하도록 이끌었다. 2018년 미 재무부 평가에 따르면 이란은 헤즈볼라에 연간 7억 달러(약 8230억원)를 지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은 1980년 이란-이라크 전쟁을 기점으로 사담 후세인(수니파)의 독재 통치에 반대하는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도 지원해왔다. 이들 시아파 민병대는 이라크 전역에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몰아내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고, 덕분에 지난해 총선을 통해 많은 시아파 민병대 출신들이 의석을 차지하며 이라크의 정치 지형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이 경제적인 제재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는다면 후티 반군이나 헤즈볼라가 이란의 대리군으로서 역할을 지속하겠지만 갈등이 전면전으로 번진다면 이들이 실제로 이란을 도와 참전할지는 미지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김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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