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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스페인, 상대국 지도자 겨냥한 비난 발언 놓고 외교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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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식 기자

승인 : 2024. 05. 21. 10:07

밀레이, 스페인 총리 부인에 "부정부패한 인물" 발언
스페인, 자국주재 아르헨대사 초치해 공식사과 요구
EU-ELECTION/SPAIN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지난 19일 마드리드에서 스페인 극우정당 복스당이 주최한 '유럽 비바 24'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던 도중 청중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
아르헨티나와 스페인이 상대국 지도자를 겨냥한 비난 발언을 놓고 심각한 외교갈등을 겪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지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는 이날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하고 자국 주재 아르헨티나 대사를 초치해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스페인 총리 부인을 향해 무례한 발언을 해 양국간 외교분쟁을 일으킨 것을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밀레이 대통령은 전날 마드리드에서 스페인 극우정당 복스당이 주최한 '유럽 비바 24'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던 도중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부인의 부정부패 때문에 총리직 수행을 지속할 지 여부를 놓고 5일간 고민해야 했다고 조롱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켰다.

이에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교장관은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심각한 발언"이라며 "외교 관습과 국가 간 공존의 가장 기본적 원칙을 깼다"고 거세게 비난했다. 특히 그는 "밀레이 대통령의 사과가 없을 경우 스페인의 주권과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취할 것"이라며 외교 관계 단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경고했다.
당사자 격인 산체스 총리도 "양국은 형제 국가이며 서로 좋아하고 존중한다"며 "훌륭한 아르헨티나 국민들을 대표해서 한 발언이 아닐 것"이라는 말로 밀레이 대통령을 우회 공격했다.

이 같은 스페인 정부의 거센 반발에 아르헨티나 정부 대변인은 이날 "밀레이 대통령의 스페인 방문은 매우 성공적이었으며, 스페인 유수의 기업가들도 만났다"며 "양국 외교 관계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아르헨티나 정부는 지난 대선 당시 스페인 교통부 장관이 밀레이 후보를 향해 "약(마약)을 한 것 같다"고 발언할 것을 언급하며 "사과는 스페인 정부가 해야 한다"고 반격했다.

밀레이 대통령도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회주의자(스페인 여당 사회노동당 지칭)들의 눈물로 만들어진 파도를 타고 서핑하면서 아르헨티나로 돌아왔다"고 비꼬면서 사과할 생각이 없음을 내비쳤다.
주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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