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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중 ‘협력체제’ 꿈틀… ‘북핵·대만’ 갈등요소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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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4. 05. 23. 17:43

제9차 3국 정상회의, '4년 5개월' 만 개최
이번에도 '공동선언' 채택… '종료시점'까지 최종 조율
'북핵' 등 민감사안 '원론적 수준'에서 거론될 듯
MB, 3국 회의 '5회'로 최다
국가안보실 1차장, 한·일·중 정상회의 등 외교일정 브리핑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일·중 정상회의, 한·UAE 정상회담,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개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
오는 27일 열리는 한·일·중 정상회의는 3국 협력체제의 복원과 미래지향적 관계를 재설정 할 수 있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제9차 3국 정상회의는 4년 5개월여 만에 열리는 만큼 고위급 외교채널을 통한 소통도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대만 문제와 북핵 등 복잡한 정치적 사안에 대한 논의가 구체화할 가능성은 미지수다.

외교부 당국자는 23일 기자들과 만나 "(한·일·중) 공동선언은 보통 3국 정상회의 후 매번 채택했고, 계속 조율 중에 있다"고 밝혔다. 회의 완료 시점까지 3국은 공동선언을 두고 막바지 조율에 나서며 최종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공동선언'은 성명에 비해 유관국들 간 관심분야가 세부적으로 담겨 있어 성격상 한 단계 위의 상징성을 갖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3국 회의 공동선언과 관련해서도 "내용이 훨씬 길고 다양한 이슈가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3국 정상들은 회의 때마다 공동선언을 채택해왔다.

이 같은 이유로 대만이나 북핵 문제 외에 민감성이 덜한 경제통상·과학기술 등의 분야가 글로벌 협력 방안으로 중점 논의될 전망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용산에서 발표한 것처럼 우리 국민들의 실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공동협력 과제에 대한 논의가 주로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북핵이나 대만 문제 등 동북아 안보정세와 관련한 구체 논의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관계자에 따르면 공동 관심사인 지역 정서에 대한 의견 교환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핵의 평화적 해결과 같은 원론적인 내용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안보리 대북제재 이행 촉구', '북핵폐기'와 같은 세부 사항이 포함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대만 문제도 마찬가지다. 최근 중국 정부는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대만 총통 취임식에 방문하자 주중국 한국대사를 초치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한 글로벌 원칙을 강조하고 있어 입장차를 좁히기란 쉽지 않다.

◇3국 정상회의… '이명박 5회·박근혜 1회·문재인 2회'

3국 정상회의는 2008년 일본 후쿠오카에서 처음 시작됐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2012년까지 5차례에 걸쳐 중·일 정상을 만났다. 1차 회의 땐 국제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경제협력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2~5차 회의에선 북핵을 비롯한 동북아·국제 정세가 테이블에 올랐다. 미래지향적 관계에 대한 논의를 지속하며 각급에서 소통을 지속하자는 데에도 합의한 바 있다.

이후 3년 만에 열린 2015년 6차 회의에선 '북핵 6자회담' 재개 방안이 논의됐다. 하지만 당시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선행 조처를 6자회담 재개 선행조건으로 내걸면서 효과를 거두진 못했다. 또 2015년 박근혜정부 당시 한·일간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불거지면서 합의 내용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한계도 있었다.

2018년 3국은 7차 회의에서 '판문점 선언'지지 등을 담은 남북정상회담 관련 특별성명을 채택했다. 성명엔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이 담겼다. 하지만 이후 북핵 합의가 결렬되고 남북관계가 대치국면으로 바뀌면서 특별성명의 의미는 반감됐다. 직전 8차회의는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열렸다. 당시에도 한반도 비핵화 논의와 3국 협력방안이 논의됐다.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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