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EU,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48% 관세 부과...중국 보복시 관세전쟁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stgmain.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613010006744

글자크기

닫기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4. 06. 13. 10:35

EU 집행위,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38.1% 추가 관세
중국산 전기차, 유럽 시장 점유율 37%
중 전기차, 유럽 생산 확대
중 정부, 자동차 등 유럽산 보복관세 경고
미·중 이어 EU·중 관세전쟁 가능성
Europe China Electric Vehicles
4월 26일 중국 베이징(北京) 자동차 전시회 내 비야디(BYD) 부스./AP·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12일(현지시간) 정부 보조금을 이유로 7월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38.1%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자 중국이 보복 관세를 예고해 또 다른 관세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생겼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이날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反)보조금 조사 잠정 결론을 토대로 17.4%∼38.1%의 잠정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려는 계획이라고 중국 당국과 대상 업체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 EU 집행위,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38.1% 추가 관세
중국산 전기차, 유럽 시장 점유율 37%...중국산 미·유럽 브랜드 60%

추가 관세율은 조사 협조 여부, 제조업체에 따라 다르다. 비야디(BYD)·지리(Geely)·상하이자동차(SAIC)에는 각각 17.4%·20%·38.1%의 추가 관세가 부과되지만, 조사에 협조한 중국 전기차업체엔 평균 21%의 추가 관세가 부과돼 기존 10%를 포함해 최종적으로 31%의 관세율이 적용된다.
중국산 미국 테슬라·프랑스 르노·독일 BMW 등 전기차도 21% 또는 38.1%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EU 집행위는 밝혔다.

추가 관세는 다음달 4일부터 임시 조처 성격으로 부과되고, 올 하반기 EU 27개 회원국이 승인하면 향후 5년간 시행이 확정된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지난달 14일 연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00%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유럽으로 수입되는 전기차의 약 37%가 중국산이며 중국 브랜드가 19%, 나머지는 테슬라·BMW, 그리고 르노의 자회사 다치아(Dacia)라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EU는 4월까지 12개월 동안 중국에서 약 44만대의 전기차를 수입했는데, 이는 90억유로(13조3000억원)로 가계 차량 지출에 약 4%에 해당하는 금액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분석했다.

유럽운송환경연합(T&E)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시장 판매 중국산 전기차의 비중은 테슬라 28%·상하이차 25%·르노 20%·지리 7%·BMW 6%·비야디 4% 등으로 비(非)중국 브랜드가 60%를 차지한다.

시진핑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오른쪽)이 5월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가운데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신화·연합뉴스
◇ 중국 전기차 브랜드, 유럽 현지 생산 확대

이러한 EU 움직임에 중국 전기차 브랜드는 현지 생산 등으로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지리그룹 산하 스웨덴 볼보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일부 전기차 차종 생산을 중국에서 벨기에로 이전하기 시작했다고 영국 더타임스가 전했다. 앞서 지리는 4월 스페인에서 현지 기업과 공동으로 일본 닛산(日産)차 공장 터를 활용해 전기차를 생산·판매한다고 발표했다.

비야디는 2023년 12월 헝가리에 자사의 유럽 최초 조립공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발표했고, 상하이차는 진행 중인 유럽 내 자동차 조립공장 입지를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이 전했다.

중국 창청(長城)차는 독일 뮌헨의 유럽본부를 8월 말 폐쇄한다고 지난달 말 발표하는 등 유럽 내 사업을 축소하는 움직임도 있다.

◇ 중국 정부, 내연기관 자동차 등 추가 관세 보복 경고...미·중 이어 EU·중 관세 전쟁 가능성
숄츠 독일 총리 "관세 장벽, 모든 것 더 비싸게, 모두 더 가난하게 해"

중국 정부는 EU의 이번 조치 발표 전 유럽에서 수입되는 내연기관 자동차·농산물·항공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해 보복할 수 있다고 경고해 향후 대응에 따라 미·중에 이어 EU·중 관세 전쟁이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이미 유럽산 전기차에 1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EU의 이번 조치에 대해 독일은 반대 목소리를 내고, 전문가들의 평가는 상이하다.

독일차 제조업체들은 이번 추가 관세로 인해 유럽에서 전기차 가격이 상승하고, 중국의 보복 개시로 궁극적으로 EU·중국 시장 모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지난주 스텔란티스의 독일 뤼셀스하임 오펠 공장을 방문해 EU의 관세 인상을 비판했다.

숄츠 총리는 "고립과 불법적인 관세 장벽은 궁극적으로 모든 것을 더 비싸게 하고, 모두를 더 가난하게 만들 뿐"이라며 "우리 기업들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에 우리는 외국 기업들에게 우리 시장을 닫지 않는다"고 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20%까지 올리면 무역 경로에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전자 모듈·배터리 셀과 같은 부품 생산에서 중국 전기차업체가 유럽의 기존 자동차업체보다 비용 우위를 점하고 있어서 효과를 거두려면 최소 50%의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고 NYT는 전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