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조여정, “‘기생충’의 업보를 ‘히든 페이스’로 치렀나 봐요”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stgmain.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121010010668

글자크기

닫기

조성준 기자

승인 : 2024. 11. 21. 10:24

밀실에 갇혀 약혼남과 후배의 정사 지켜보는 '수연' 역 열연
김대우 감독과 세 번째 호흡…"내 안의 다른 모습 끄집어내"
다양한 캐릭터 소화의 원동력? "실패 두려워말고 도전해야"
조여정
조여정이 영화 '히든 페이스'의 개봉 하루 전인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을 만나 '히든 페이스'와 관련된 얘기를 나눴다./제공=스튜디오앤뉴·쏠레어파트너스(유)·뉴(NEW)
지난 20일 베일을 벗은 영화 '히든 페이스'는 세 남녀의 뒤틀린 욕망과 질투를 파헤친다. '밀실 스릴러'를 표방한 이 영화에서 조여정은 벽장 뒤 밀실에 감금된 채로 약혼남 '성진'(송승헌)과 절친한 후배 '미주'(박지현)의 정사를 지켜봐야만 하는 '수연' 역을 열연했다.

개봉을 하루 앞둔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조여정은 "바로 이전 영화인 '기생충'에서도 아무도 모르는 지하실이 등장하지 않나? '히든 페이스'에서 제가 밀실에 갇혀 울부짖는 장면을 본 지인이 제게 '기생충'의 업보를 치르고 있다 말하길래 무릎을 쳤다"며 미소지었다.

본의 아니게 갇힌 비밀의 공간에서 화려한 의상에 굽 높은 구두를 신고 상대역 없이 홀로 몸부림치며 분노와 질투를 쏟아내는 연기는 촬영 시작전 걱정했던대로 쉽지 않았다. 촬영이 끝나고 나니 몸 곳곳에 멍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더 어려운 건 극중 '수연'이란 인물의 해석이었다. 타인의 기분은 전혀 신경쓰지 않고 소유욕과 사랑을 동일시하며 상대가 원하는 걸 영리하게 파악하는 '수연'은 영화를 통해서나 접할 수 있는 캐릭터이므로, 현실감을 불어넣는 게 관건이었다.

조여정
영화 '히든 페이스'에서 '수연' 역을 맡은 조여정이 밀실에 갇힌 채로 극중 약혼남과 후배를 지켜보며 분노하는 장면이다./제공=뉴(NEW)
"배우들이 늘 하는 말이 있어요. '내가 연기하는 인물이 땅에 발을 딛고 있는 것처럼 보여야 한다'고요. 이번에 만난 '수연'이도 그랬죠.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성격의 인물이지만 왠지 한 명 쯤은 있을 법한 느낌을 전달하지 못한다면 실패라는 생각에 머리를 싸매고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이렇듯 혼자였다면 솔직히 엄두조차 못 냈을 연기였지만, 연출자인 김대우 감독과 함께 출연한 송승헌·박지현이 곁에 있어 해 낼 수 있었다. 김 감독과는 조여정 배우 인생의 변곡점이었던 '방자전'과 '인간중독'에 이어 세 번째로 호흡을 맞춘 사이인데다, 송승헌은 '인간중독' 이후 10년만에 재회해 여러 모로 마음이 편한 촬영장이었다. 또 처음 만난 박지현은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잘하네! 난 저 나이 때 뭐했나'란 감탄사를 절로 쏟아냈을 만큼 기분 좋은 자극을 안겨줬다.

조여정
조여정은 작품 선택의 기준을 묻는 질문에 "따로 없다"며 "제 새로운 모습을 끄집어 낼 수 있다면 어떤 작품이든 감사하게 받아들이려 한다"고 답했다./제공=스튜디오앤뉴·쏠레어파트너스(유)·뉴(NEW)
해가 거듭될수록 캐릭터의 난이도에 구애받지 않고 작품을 고르는 시야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정작 조여정 본인은 "새로운 작품과 배역을 받았다는 고마움이 커서 무조건 도전하는 것일 뿐"이라며 손사래를 친다. 평소 겁이 많아 출연을 망설이는 액션 장르도 막상 캐스팅을 제의받는다면 진지하게 고민해 볼 것같은 이유 역시 자신을 찾아주는 이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에 있다.

"앞으로 어떤 영화에 출연하고 싶은지 등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늘 드리는 답이 있어요. '계획 없음' 입니다. 저희는 선택 받는 처지이므로 미리 계획을 세울 수가 없어요. 김 감독님처럼 저도 모르는 저 만의 또 다른 모습을 끄집어낼 줄 아는 분들의 부름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로 그저 따라가는 게 계획이라면 계획이겠죠."
조성준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