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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美北대화에 한국 패싱 없게 철저하게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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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4. 12. 17. 00:00

2018년 6월 12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가진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을 앞두고 북한 담당 특사를 전격 지명하자 미·북 대화 신호탄이란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는 15일 리처드 그레넬 전 주독 대사를 대북 특사로 지명했다. 그는 대화론자이면서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에 방위비 인상을 요구했던 인물이다. 그레넬은 특히 북한의 핵 보유 현실을 인정하고 북한과 손을 잡아 미국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는데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트럼프는 지난 7월과 10월, 다수의 핵무기를 가진 김정은과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했다. 지난달 트럼프 팀은 한발 더 나아가 김정은과 직접 대화를 검토하고 있으며 무력충돌을 피하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일련의 흐름을 보면 트럼프-김정은 회담은 시간과 장소가 미정일 뿐 거의 기정사실로 보인다. 이런 트럼프-김정은 회담은 한국으로서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북·미 회담이 열리면, 북한 핵무기, 한·미 연합훈련 중단과 주한미군 철수가 메뉴로 등장할 것이다. 이런 메뉴들은 하나같이 어느 하나라도 현실이 된다면 한국의 안보가 심각한 위협에 직면한다. 북한이 훈련중단과 미군 철수를 회담의 전제 조건으로 들고 나올 수도 있다. 트럼프가 혹시라도 이를 거부하지 않고 응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북한은 통제받지 않는 집단이 되고 한국은 북한으로 인해 종전에는 겪어보지 못한 안보 위협에 노출될 수도 있다.

우리가 경계할 것은 '통미봉남(通美封南)'으로 알려진 '한국 패싱'이다. 한국은 핵무기, 한·미 훈련과 주한미군의 직접 당사자다. 미·북 회담과 관련해서 의견을 내고, 필요하면 개입해야 한다. 김정은은 미국과의 소통에서 한국을 철저하게 따돌리려 하겠지만, 우리는 미국 측에 우리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시켜야 한다. 트럼프는 '톱다운' 방식의 대화를 선호해 대통령이 직접 상대해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은 권한대행 체제다. 그만큼 대미외교에 어려움이 따르는 상황이다.

당장 외교 공백을 메워야 한다. 한덕수 권한대행은 당분간 안보실에 외교와 안보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기는 한편, 트럼프 측에 특사라도 파견해야 한다.

취임식에는 한 권한대행이 참석해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 한국 국정의 불확실성에 대한 의혹을 불식시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의 관심사인 함정 건조와 수리 등에 대한 협력 방안을 선제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한국이 버티고 있어서 미국의 군사적 부담을 줄인다는 사실도 설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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