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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속도조절’ 변수에 증권사 불확실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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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강훈 기자

승인 : 2024. 12. 23. 18:30

금리인하 전제로 실적 개선 기대
각종 변수에 속도조절 우려 커져
제롬 파월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 의장. 지난 18일(현지시각) 미국 Fed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내년 금리인하 횟수를 기존 4차례에서 2차례로 조정했다. /연합뉴스
경기침체 우려, 트럼프 정부 출범, 탄핵정국 돌입 등 악재가 쌓이던 증권업황에 호재 역할을 기준금리 인하마저, 미국의 속도조절로 인해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금리인하는 투자중개·기업금융(IB)과 자기매매 및 운용수익 등 증권업계 주요 사업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기대에 못미칠 것으로 관측되자,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에 대한 불안이 다시 커지는 중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18일(현지시각) 미국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내년 2차례 금리인하를 전망했다. 지난 9월 발표 때 4차례 인하를 예고했던 것과 비교하면 속도 조절을 시사한 것이다.

이날 발표된 점도표에서 내년말 기준금리는 3.9% 예상됐는데, 지난 9월 3.4%보다 0.5%포인트 높은 수치였다.
시장은 바로 충격을 받았다. 그렇지 않아도 트럼프 정부 출범과 탄핵정국 돌입, 경기침체 등으로 침체된 국내 주식시장이 더욱 얼어붙었다. 코스피는 2400선이 무너지는 등 하락세를 지속했으며, 원달러환율은 145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특히 금리인하가 국내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 개선의 핵심이었던 만큼, 내년에 대한 우려가 확산됐다.

올해 실적개선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 예상됐던 증권업계 또한 전망이 뒤집히고 있다. 각종 변수가 생겨났지만 그럼에도 금리하락 국면에서 이익 기초체력이 정상화될 것이란 분위기가 우세했다. 투자·부동산시장 회복으로 인한 IB수익 개선 기대감도 존재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 급등이 완화되고 PF 부실화 사업장 경공매 진행되면서 IB 실적이 회복되는 양상"이라며 "내년에도 IB를 잘하는 회사에 유리한 환경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여기에 올해 증권사 호실적의 핵심이었던 채권 운용의 경우에도 기준금리 인하기 진입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 가능성으로 내년에도 양호한 수익이 예상됐다.

문제는 금리인하 속도 조절이 '기준금리 인하→위험자산 투자수요 확대→증권사 중개 수익 증가'라는 구조를 흔들 가능성이 높다는데 있다. 상당 기간 증권사 수익의 발목을 잡은 부동산 시장의 경우, 회복의 전제조건이 금리의 밀접한 영향을 받는 '조달비용 감소에 따른 유동성 확보'다.

채권 운용의 경우도 금리인하가 지연될 경우 타격을 피할 수 없다. 올해 하반기 운용수익 증가는 금리인하 기대감이 선반영된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그나마 호재로 꼽혔던 금리마저 흔들리면서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신용평가 측은 내년 증권산업 전망을 '비우호적'으로 평가하면서 '높은 불확실성의 지속으로 실적 전망이 가변적'이란 이유를 내세웠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속도 조절의 우려보다는 금리인하 지속에 대한 기대감이 더 중요했다"며 "최근 대내외적인 변수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리인하 속도 조절의 불안감이 확대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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