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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인도에 “도망친 총리 송환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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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4. 12. 25. 11:31

BANGLADESH-INDIA/ <YONHAP NO-4872> (REUTERS)
지난 8월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반정부 시위대에 의해 훼손된 셰이크 하시나 당시 총리의 벽화/로이터 연합뉴스
방글라데시가 "사법 절차"를 위해 인도에 망명 중인 셰이크 하시나 전(前) 총리의 송환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2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투히드 호세인 방글라데시 외교부 장관 대행은 지난 23일 기자들에게 "사법 절차를 위해 하시나 전 총리를 송환해달라는 우리 정부의 뜻을 인도에 전달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남아시아 이웃 국가인 방글라데시와 인도는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지만 지난 8월 반정부시위로 축출된 하시나 전 총리가 인도로 망명하며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인도 외교부는 방글라데시로부터 하시나 전 총리의 송환 요구를 받았단 것을 확인했지만 "현재로선 해당 사안에 대해 밝힐 의견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인도는 하시나 전 총리가 안전상의 이유로 인도에 머물고 있다고 인정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밝히지 않고 있다.
하시나 전 총리 축출 이후 방글라데시에는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무함마드 유누스 박사를 수반으로 하는 과도정부가 들어섰다. 유누스 최고고문은 인도 정부가 하시나 전 총리를 돌려보내 방글라데시에서 재판받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시나 전 총리는 15년 집권 기간 동안 저지른 인권 침해·반대 세력 탄압·살인·집단 학살 등의 수많은 혐의에 직면해 있다. 방글라데시 법원은 지난 10월 하시나 전 총리와 측근 등 45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방글라데시 당국은 인터폴에 체포 공조를 요청한 상태다.

하시나 전 총리 측은 해당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하시나 전 총리의 아들인 사지브 와제드 조이는 방글라데시 과도정부의 송환 요청이 "선출되지 않은 정권이 우스꽝스러운 재판을 진행하도록 임명한 판사와 검사가 벌이는 정치적 마녀사냥"이라 강력히 비난하기도 했다.

하시나 전 총리는 방글라데시 '건국의 아버지'인 셰이크 마지부르 라만 초대 대통령의 장녀다. 1975년 군부 쿠데타로 라만 전 대통령이 암살되자 거의 유일하게 살아남은 하시나 전 총리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정계로 뛰어 들었으나 거듭된 부정선거 의혹과 반대세력·언론탄압과 부정부패 의혹 등으로 결국 민심을 크게 잃었다.

하시나 전 총리는 인도와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하시나 전 총리가 거세진 반정부 시위를 피해 인도로 망명한 까닭이기도 하다. 이달 초 비크람 미스리 인도 외무부 차관이 방글라데시를 찾아 유누스 최고 고문과 회담 후 건설적인 관계를 이어가겠단 양국의 의지를 서로 확인했지만 인도가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으며 양국 관계의 향방에도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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