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진한 실적 만회할지 '관건'
|
종투사 지정이 올해 부진했던 실적을 만회하는 계기가 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 증권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향후 사업 다각화 등 성과를 얼마나 낼 수 있을지가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대신증권이 지난 24일 종투사에 선정됐다. 이에 한국투자·삼성·KB·미래에셋·신한·NH·메리츠·하나·키움증권에 이어 10번째 종투사에 이름을 올렸다.
금융위는 대신증권이 법령상 요건인 3조원 이상의 자기자본과 신용공여 업무 수행에 따른 위험관리 능력, 내부통제 기준 등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대신증권은 오랜 숙원이던 종투사 진입을 위해 지속적으로 자기자본 규모를 늘려 왔다. 2020년말 1조9027억원이던 자기자본은 △2021년 2조263억원 △2022년 2조493억원 △2023년 2조8532억원 △2024년 3분기말 3조1181억원까지 증가했다. 이를 위해 올해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으로 유상증자(2300억원)를 하고, 본사 사옥 매각을 추진하기도 했다.
대신증권이 특히 종투사에 사활을 건 이유는 대형사에 밀려 경쟁력이 점차 약화한 배경이 컸다. 대신증권은 자기자본으로만 놓고보면 업계 10위다. 그러나 자기자본 11위 교보증권(1조9229억원)보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뒤쳐졌다. 보유 상품 평가손실과 국내 주식 거래대금 감소가 가장 큰 이유인데, 이는 증권업계 공통 악재였던 점을 감안하면 대신증권이 종투사 진출로 사업 다각화에 나설 수밖에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업계는 이번 종투사 입성으로 기업IB 영업력이 강화돼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종투사로 지정되면 기업에 빌려줄 수 있는 신용 공여 한도가 현재 자기자본 100%에서 200%로 2배 늘어난다. 이는 기업 영업력이 수월해져 이전보다 더 큰 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헤지펀드를 상대로 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도 가능해져 수익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업뿐 아니라 개인 투자자에게도 적용되기 때문에 개인과 기업 투자자들을 고루 상대하는 대신증권에겐 사업 다각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대신증권이 초대형IB 추진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어룡 회장이 올초 신년사를 통해 그룹 전략 목표로 초대형 IB 진출을 언급하면서다. 초대형IB로 발돋음하면 발행 어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자금조달이 한층 원활해지고 자기자본으로 인한 비즈니스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고금리 장기화와 증시 부진 등 침체된 자산시장에서 실적을 내야하는 점은 과제다. 대신증권의 올해 성적표는 그리 좋지 않다. 1분기 530억원이던 당기순이익은 2분기 521억원, 3분기 3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에 대해 대신증권 관계자는 "업계는 자기자본 확충으로 인한 비즈니스로 수익을 더 창출할 수 있는 구조로 이미 가고 있다"며 "이는 모든 증권사들의 공통적인 사안으로 속도의 문제"라고 밝혔다. 다만 초대형IB 준비 여부는 공식적으로 답할 시기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