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에 그룹최초 EV공장 가동
EV3 등 전기차 대중화로 두각
GM·토요타 협력
글로벌 파트너십 통해 기반 마련
신용등급 상향, 재무안정성 입증
HMGMA 준공
조지아주에 유연 생산체제 갖춰
트럼프 보호무역주의 대응 준비
그렇게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전 세계 자동차상을 휩쓸며 글로벌 신용평가사로부터 최고 수준의 신용등급을 따낸 건 덤이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연중 경영 기록을 짚어봤다.
◇새해 벽두, 강력한 혁신 추진력… 현대차 누적 1억대 돌파 바탕
26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의 아이오닉 5가 해발 5799m의 인도 북부 움링 라부터 해발 -3m의 인도 남부 쿠타나드까지 총 5802m의 고도차를 주행하는 데 성공하며 기네스북 최대 고도차 주행 전기차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도전은 인도 전역을 아우르는 4956㎞ 여정을 14일간 완수하며 이뤄졌는데, 그간 다수의 수상기록을 보유했던 아이오닉 5가 다시 한 번 기술력과 내구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아이오닉 5는 전동화에 대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강력한 의지와 추진력이 밑바탕이 돼 탄생한 대표적인 결과물이기도 하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 1월 기아 오토랜드 광명의 그룹 최초 전기차 전용공장에서 열린 신년회 무대에서도 "올해를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지속 성장해 나가는 해로 삼아, 여러분과 함께 어려움에 흔들리지 않는 건강한 체질을 만들고자 한다"고 강력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후 5월 기아는 3000만원대의 전기차 EV3를 공개하며 대중화 전기차 시대를 열었고, 이어 6월 현대차는 2000만원대의 캐스퍼 일렉트릭을 선보이며 가성비 전기차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지난달에는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 9을 세계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 9월 현대차가 1967년 자동차 산업 진출 후 57년 만에 누적 차량 생산 1억대를 달성한 것은 비약적 성장을 드러내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특히 올해 미국에선 약 170만대 판매가 전망되며 1년 만에 최대 판매량을 또 경신하는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GM·토요타와 맞손… 실적도·신용등급도 UP
경쟁자이면서, 어쩌면 과거 롤모델이던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과 체결한 전격적인 '파트너십'은 세상을 놀라게 했다. 정 회장은 9월 GM의 메리 바라 회장과 전략적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주요 기술 및 전동화 분야에서 상호 협력의 기반을 마련했다. 10월에는 현대차와 토요타가 최초로 레이싱 페스티벌을 개최해 양사 간의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도요다 아키오 토요타그룹 회장과 직접 만나 글로벌 시장에서의 파트너십을 다짐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또다시 역대 최대 실적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금융정보업체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매출액 279조9858억원, 영업이익 28조1962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약 6%, 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들도 현대차와 기아의 재무적 안정성을 인정하며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무디스와 피치는 지난 2월 두 회사의 등급을 상향했으며, S&P 역시 8월에 신용등급을 올렸다.
◇더 뚜렷해진 글로벌 경영… 美·印 도약대 놨다
내년 트럼프 2기 행정부 취임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은 리더십 재정비와 미래 전략 강화를 통해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도 지속 가능성을 확보했다.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를 부회장으로 승진시켰고 호세 무뇨스 북미권역본부장은 사상 첫 외국인 현대차 대표이사로 임명됐다.
10월, 현대차그룹은 약 10조원을 투입한 미국 조지아주의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준공하며 높아지는 현지 보호무역주의에 맞춘 유연 생산체제를 갖췄다. 현대차는 또 같은 달 인도에서 성공적으로 기업공개(IPO)를 마무리하며 14억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개편되는 과정에서 주변 환경은 녹록지 않았지만, 위기 상황 속에서도 다양한 경험을 했고 선방했던 한 해였다"며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자동차 업계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진정한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