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마케팅 비용 확대 기대감 '쑥'
5G 포화 및 신사업 투자 등에 출혈경쟁 피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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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는 전날 본회의를 열고 단통법 폐지안을 통과시켰다. 2014년 10월 도입됐던 단통법은 약 10년 만에 폐지 수순을 밟게 되며, 내년 6월부터 지원금 상한 없이 휴대전화를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단통법 전면 폐지 방침을 밝혔지만, 여야 정쟁 탓에 21대 국회에서 자동 폐기됐다. 다만 통신사들의 지원금 경쟁이 위축되면서 휴대전화를 저렴하게 구매할 기회가 제한됐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자 여야 모두 단통법 폐지안 통과에 뜻을 모았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사업자 간 자유로운 지원금 경쟁을 촉진해 국민의 휴대전화 단말 구입 부담을 완화할 것"이라며 "법 폐지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단통법 폐지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시장의 관심은 통신사 지원금으로 향한다. 단말기 지원금 공시 의무와 유통점의 추가지원금(공시지원금의 15%) 상한 규제가 사라지는 만큼 휴대전화 구매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기대감 탓이다.
관건은 통신사들의 마케팅 비용 확대 여부다. 통신사들이 제공하는 단말기 지원금은 통상 마케팅 비용으로 분류된다. 5G 도입 초기의 경우 통신3사 마케팅 비용이 매년 7조원 후반대를 기록했지만, 5G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면서 사업자들도 마케팅 비용 효율화 기조를 유지 중이다.
과기정통부의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10월 통신3사별 5G 가입회선은 SK텔레콤 1670만3686개, KT 1031만81개, LG유플러스 778만4892개다. SK텔레콤은 전월 대비 0.76% 늘었고, KT와 LG유플러스도 각각 0.57%, 1.29% 증가하는데 그쳤다. 현재 통신3사 핸드셋 기준 5G 보급률은 70%를 넘어선 상태다.
이에 따라 통신3사 마케팅 비용도 2020년 7조8100억원, 2021년 7조9500억원, 2022년 7조7500억원, 2023년 7조6300억원 등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 SK텔레콤과 KT의 마케팅 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 2% 줄었고, LG유플러스는 0.5% 늘었다.
통신3사가 고강도 체질개선 작업을 추진 중인 만큼 지원금 확대에 소극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각 사는 '글로벌 AI 기업(SK텔레콤)', 'AICT 기업(KT)', 'AX 기업(LG유플러스)'을 목표로 내걸고 AI,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 비통신 신사업에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성숙기에 진입한 통신시장에서 출혈경쟁에 나서기보다 가파른 성장을 보이는 신사업에 집중할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주요 사업자들의 5G 가입자 비중이 70%를 넘어선 시점에서 예전과 같이 가입자를 뺏고 뺏기는 경쟁은 사실상 비효율적"이라며 "신규 단말기 출시 등 특정 시점을 제외하면 지원금을 큰 폭으로 올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