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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메니아, 자국 주둔 러군 감축 가능성 시사…속사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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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아스타나 통신원

승인 : 2025. 01. 09. 14:11

러시아 지지 얻은 아제르바이잔과의 영토 분쟁서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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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로이터 연합
흑해와 카스피해 사이 위치한 지역인 캅카스(코카서스) 국가 아르메니아가 아제르바이잔과의 영토 분쟁에서 패배해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빼앗겨 러시아가 주도하는 구소련권 안보협의체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탈퇴를 시사한 가운데 자국에 주둔 중인 러시아군 감축 가능성을 시사했다.

러시아 일간 리아노보스티는 8일(현지시간) 아라라트 미르조얀 아르메니아 외무장관이 자국 언론과의 기자회견에서 아르메니아 주둔 러시아군 규모 감축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고 보도했다.

미르조얀 외무장관은 "만약 아르메니아와 튀르키예 간 개방된 국경이 존재하고 양국 간 신뢰의 분위기가 있다면 러시아군 소속 국경수비대 축소의 가능성을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르메니아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만제국(튀르키예)이 약 100만~150만명의 아르메니아인을 학살한 '아르메니아인 대학살' 사건의 당사국으로써 오늘날까지 튀르키예와의 수교를 단절하고 있다.

튀르키예는 아르메니아인 대학살을 집단학살로 인정하지 않았고 양국 관계가 악화되자 당시 소련(옛 러시아)은 아르메니아 제2의 도시인 귬리 등 튀르키예와의 국경도시 4곳에 병력을 배치했다. 현재 3000여명의 병사가 주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러시아의 중재로 양국의 첫 관계 정상화 특별담화가 성사되자 서로 간의 국경 개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하지만 아제르바이잔은 2023년 '대테러 작전'이란 명분을 내세워 나고르노-카라바흐에 폭격을 퍼붓는 등 군사작전을 펼쳐 해당 지역 중심을 장악하고 주권 회복과 승리를 선언했다.

나고르노-카라바흐는 국제적으로 아제르바이잔 영토로 인정되지만, 거주민의 약 80%(약 12만명)가 아르메니아계라서 30년 넘게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당시 아르메니아는 즉각 항의했으나 그동안 두 나라 간 분쟁을 중재해 왔던 러시아가 아제르바이잔의 손을 들어줬다.

아르메니아는 자국계 주민 이민을 받아들인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손을 놨다. 소련 붕괴 이후 30년 넘게 이어져 온 분쟁에서 아제르바이잔이 사실상 승리한 셈이다.

이후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는 러시아가 주도하는 기구인 CSTO 탈퇴와 자국 수도 예레반 국제공항 주둔 러시아 국경수비대 철수를 요구하는 등 반발했으나 러시아 정부는 철저히 무시하는 태도를 보여왔다.

지난해 아르메니아를 공식 방문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아제르바이잔과의 평화 협상 의지를 끌어냈고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이 조지아로 공급되는 가스 이권을 아르메니아와 공유하겠다고 밝히면서 30여년간 이어진 양국의 분쟁이 종식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전망된다.

나고르노-카라바흐 분쟁에서 패한 파시냔 총리가 미국과의 합동훈련에 참여하는 등 노골적인 반러·친서방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민규 아스타나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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