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K리그 전훈 리포트] “비대칭 전술로 승격 노리겠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stgmain.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115010008285

글자크기

닫기

치앙마이 장원재 선임 기자

승인 : 2025. 01. 19. 08:50

배성재 충남 아산 감독
KakaoTalk_20250114_133352561
충남 아산의 배성재 감독./ 사진=전형찬 기자
충남 아산은 작년 시즌 K리그2 돌풍의 팀이다. 선수단 연봉은 13개 구단 중 8위였지만 성적은 2위였다. 저비용 고효율의 핵심에 배성재 감독이 있다. 김현석 감독이 전남으로 이적한 후 수석코치였던 그가 감독으로 승진했다. 태국 치앙마이에서 전지훈련 중인 그에게 올 시즌 각오를 들어봤다.

- 동북중고, 한양대, 대전에서 현역 생활을 했다.

"초등학교, 동북중고 동기동창이 김은중, 한양대 신입생 때 3학년 선배가 이관우, 김남일 형이었다."

- 프로 선수 생활은 3년 밖에 못했다.

"부상 때문이었다. 고등학교 1학년 말에 십자인대 수술을 했다. 대학 시절 청소년 대표팀 가서 다쳐서 허리 수술하고 이후에 무릎 수술, 발목 수술을 했다. 선수 생활을 더 할 수 없는 상태였다."

- 올해는 1부 승격해서 2026년엔 김은중 대 배성재 '죽마고우 대결'이 이루어지나.

"올해 준비 잘 하고 있으니까 언젠가는 한 번 1부에서 만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 지도자 생활을 일찍 시작했다.

"축구는 하고 싶고 몸 상태는 영 아니어서 자연스럽게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

- K리그 감독은 2025 시즌이 처음이지만 배성재 감독은 감독 경력이 굉장히 길고 탄탄하다.태국 프로리그에서 감독을 했다.

"코치 라이센스 취득하고 에이전트 쪽에서 연락이 왔다. 2011년 신한고등학교 수석 코치 시절이다.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에 탄야부리 유나이티드와 사인했다."

- 태국에서는 가는 곳마다 성적을 끌어올렸다. 강등권 팀들을 중상위권으로 올렸다.

"태국 3부리그 팀에 왔을 땐 환경이나 시설이 너무 열악했다. 역설적으로, 저도 선수들도 부족한 점이 많아서 조금만 훈련해도 금방 효과가 났다."

- 방콕 FC 등에서 2014년까지 감독을 맡았다.

"2부 리그였다. 8월 물난리로 리그가 한 달 휴식했다. 그때 집중 훈련했다. 18개 팀 중 17위였는데, 상위팀들과의 연속 대결을 5승 1무 1패로 마쳤다. 한 경기 남겨놓고 어웨이 경기에서 푸켓에게 승리하며 잔류 확정했다. 선수, 스테프, 통역 등이 한데 엉켜서 마구 울었다."

- 대한민국 축구 지도자 중 배성재 감독이 태국어를 가장 잘한다는 소문이 있다.

"능숙한 것은 아니고, 운동장에서 작전 지시 할 수 있는 정도다."

- 한마음고(2015~2021)를 거쳐 고양 KHFC 감독으로 4부리그 우승했다. 2022년이다.

"22승하고 굉장히 일찍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첫 경기 비기고 두 번째 경기 이기면서 그때서부터 1위를 계속 달렸다. 그때는 정말 한 경기 한 경기 피가 마른다고 생각했다."

- 그런데 3부리그 승격권을 확보해 놓고 팀이 해체됐다.

"2023년도 3월 말이었다. 그때까지도 팀을 못 놓고 있었다."

- 작년 충남아산의 돌풍엔 배성재의 전술이 있다.

"일단 김현석 감독님이 믿고 맡겨주셔서 성공할 수 있었다. 복수의 아이디어를 올리면 감독님이 토론을 거쳐 플랜 A, B, C를 정해주셨다. 다 감독님 덕분이다."

- 배성재 특유의 '비대칭 전술'이라는 건 뭔가.

"영업비밀이다(웃음). 우리가 조금 부족하고 약하다고 생각했을 때 상대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그들에게 혼돈을 주는 것이다. 그중에 하나가 비대칭 빌드업이다. 미들 블록에서 프로그레이션 하면서 전방으로 들어갈 때 그 들어가는 장면의 공간을 어떻게 만들어낼 건지 어떻게 수비를 따돌릴 건지를 연구하고 선수들과 공유한다."

- 혁신적 전술을 쓸 때 어려움은.

"골키퍼를 잘 활용해야 하고 전술적 이해도가 높은 선수들이 운동장에 많이 포진해야 한다. 그러려면 축구를 이해하고 또 운동장 안에서 마음으로 표현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이 필요하다. 저희 충남아산은 그런 선수들이 많이 있었던 것 같다."

- 세트피스 전술도 기발했다. 일렬횡대로 서 있다가 갑자기 한꺼번에 대형을 흐트러뜨리면서 들어간다든지, 몇 명이 오프사이드인 걸 알면서도 골키퍼 앞쪽에 있다가 순간적으로 튀어나오면서 자리바꿈을 한다든지, 만화나 게임에 나오는 듯한 포메이션을 많이 썼다. 이건 어떻게 연구하는 건가.

"너무 오래 일을 해서 잠깐 쉬고 싶을 때 프리킥이나 코너킥 전술을 짠다. 50가지 정도 만들었다. 3년 전부터 만들기 시작했다. 그중 작년에 몇 개를 쓴 거다."

KakaoTalk_20250114_133359337
충난 아사의 배성재 감독이 비대칭 전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전형찬 기자
- 작년에 수석 코치로서 제일 잘 된 부분은.

"제일 잘 된 부분은 비대칭 축구다. 동계훈련 때 준비한 것이 시즌 들어오면서 계속 점진적으로 발전했다. 수학 문제 풀듯이 바깥에서 피드백을 넣어줄 테니까 그거에 따라서 미드필드의 형태라든지 빌드업 형태를 경기 중에 조금씩 바꾸자고 했다. 다행히 선수들이 재미있어 했다."

-그럼 제일 안 된 부분은.

"부상자가 좀 많았다. 개막전서부터 시즌 끝날 때까지 베스트 멤버로 나선 경기가 거의 없을 정도다."

- 가장 아쉬움이 남는 경기는.

"플레이오프 1차전이다. 3-0으로 이기다 3-1이 됐고, 4-1에서 막판 5분 남기고 두 골 먹어서 4-3으로 끝났다. 경기 끝나고 영상 돌려보니까 마지막 대구의 두 골은 둘 다 골대로 가는 슈팅이 아니었다. 굴절로 두 골이 들어간 건 인력으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 2025년 시즌의 각오와 예상 성적은.

"최우선 목표는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장기적으로는 충남 아산을 강팀으로 만들고 싶다. 작년에 반짝하고 마는 팀이 아니라, 승격하거나 늘 플레이오프에 나가는 팀이다. 그 뿌리를 내리고 싶다."

- 배성재의 축구 철학은.

"시간과 공간을 어떻게 만드느냐 그걸 누가 쓰느냐 그리고 수비를 어떻게 붙잡아 놓느냐다. 저는 유명한 스타플레이어 출신 지도자가 아니다. 제가 그분들과 같이 겨를 수 있으려면 전술적으로 더 공부하고 영상도 많이 보고 배전의 노력을 해야 한다. 그리고 저는 축구가 정말 좋다."

- 올해 꼭 이기고 싶은 팀은.

"두 팀이 있다. 작년에 한 번도 못이긴 부천과 김포다. 순위는 우리가 높았지만 결과는 우리가 밀렸다. 원인을 분석하고 꼭 개선점을 찾아내겠다."

- 배성재 축구인생의 목표가 있다면.

"K리그 2에서 K리그 1으로 승격하는 것이 당면 목표다. 제가 조금 더 나이를 먹고 경험이 더 쌓이면 외국 대표팀 감독도 한번 해보고 싶다."

- 팬들에게도 한 말씀 부탁드린다.

"작년에 정말 많은 성원과 응원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 김현석 감독님 모시고 아쉽게도 승격은 하지 못했지만 응원단 덕분에 충남 아산 특유의 축구색깔을 입힐 수 있었다. 열심히 준비해서 작년보다 업그레이드된 축구를 하겠다. 재밌고 즐겁고 이길 수 있는 축구를 보여드릴 테니 변함없는 응원과 성원 부탁드린다."

KakaoTalk_20250114_133317507
충남아산 배성재 감독(왼쪽)과 장원재 선임기자./ 사진=전형찬 기자
장원재 선임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